나의 이야기

보은 최감찰댁 이야기; 순천 김씨

joda 2012. 9. 17. 11:55

 서느실 최씨의 큰댁은 감찰댁이다.

  

  아버지께서 도청에 다니셔서 나는 1948년 청주시 문화동에서 태어났다.  내가 세살때 6.25가 나서 아버지는 부산으로 가시고 나머지 식구들은 서느실 할머니 한테로 가서 살았다고 한다.  다섯살때 난리가 끝나 다른 식구들은 청주로 나갔으나 나는 할머니 슬하에 남겨저 일곱살때 청주 중앙 국민학교 입학할 때까지 여기서 살았다고 한다.  그후에도 중 고등학교 입학시험 보는 해만 빼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방학때 마다 할머니한테 와서 살았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후에도 천수엄마와 이천수가 고등학교때 까지 살아서 집을 돌봤다.

 

   나의 증조부 대에는 6형제 분이셨다. 그래서 윗말은 여섯째 댁까지 있었다.  할머니 순천 김씨(김선묵씨)는 할아버지 택근씨가 일찍 돌아가셔서 청상이 되셨다. 후에 네째댁 큰 아드님(충근씨)과 벽진 이씨(덕곡댁)사이의 둘째 아들을 양자로 드리셨다.  이분이 청주시장을 지내신 태하씨이다.  나는 이분의 둘째 아들이다.

   나는 덕산댁인 순천 김씨를 친 할머니로 섬기고 제사를 지낸다. 할머니는 내가 청주중학교 일 학년때 음력 11월 27일 돌아가셨다. 당시에는 통행금지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자정에 제사를 지낼 수 없어 음력  28일 저녁에 제사를 지내왔다. 이날은 어머니(전주 유씨)가  돌아가신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같은날 함께 제사를 지낸다.  

  할머니께서 살아 계실때 너무도 끔직히 잘해 주셨고 보기만 하셔도 좋아하셨다. 

 

  할머니 친정이 상주 덕산으로 알고있다.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할머니가 청상이 되신 소식을 듣고 할머니의 친정 어머니께서도 서느실로 오셨다고 한다. 오시는 길에 놀라움과 걱정으로 이가 빠지셔서 옷에서 풀은 가는 명주실로 챙챙감아 들고 오셨다고 한다. 따님을 보시고  다시 상주로 가셔서 얼마후  놀라고 정신이 이상해지셔서 돌아가셨다고 들었다.

  그후 만석꾼 (씨로 천석)집안은 풍비박산이 되었다고 알고있다.  내 어릴적에 작은 사랑방에 친정 조카인 판연이 아저씨가 얼마동안 묵었던 기억이 있으나 그 후로는 소식이 끊어진 것으로 안다.

 

   2012년 8월초 휴가때 아내와 상주시 청리면 덕산리를 찾았다. 시대가 맞아서 할머니께서 손주 며느리를 보셨다면 얼마나 좋아 하셨을까. 또 얼마나 귀하게 대하셨을까. 집사람 역시 할머니를 얼마나 정성으로 섬겼을까.  8월3일과 4일 청리면 사무소와 덕산리를 찾아 보았으나 할머니 친척들을 찾을 수가 없었다. 김판옥씨 집까지 가보았으나 경주 김씨였다. 서운한 마음으로 집사람과 청리역 앞 제일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서느실로 돌아왔다. 시대가 바뀌고 세월이 많이 지나면 인연도 옅어지고 끊기나보다.  

  그러나 육십 오년을 산 지금도 할머니 생각이 난다. 

  할머니 사진 앞에서 웃는다.

 

*順天 金氏: 절제 김종서 집안으로 단종조에 수양대군(세조)에게 멸문지화를 당하여 훗날 복권되었으나 씨족이 그리 많지않다.

 

 

   혼례후 사진;왼쪽 뒷줄부터 시계방향, 아버지,외할아버지(유증수씨) 생가 할아버지(최충근씨) 할머니, 어머니, 생가할머니(벽진 이씨) .                                            

                                            

 

                                    안채 대청 사진; 오른쪽 작은 사진이 필자

                                            

                                            

 

                                            할머니 사진

 

                                           

 

                                           아버지 청주고보 졸업 즈음에 일본인 친구가 그려주었다는 초상화

 

                                            

 

                                         세편쪽의 저녁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