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보은 최감찰댁 이야기; 성주신

joda 2013. 7. 15. 14:12

   대청 뒷 마루에는 독이 하나 놓여 있다.  어릴적 기억은 매우 큰독이었으나 지금은 중간 크기의 독이 놓여있다.

독안에는 오래된 벼가 가득하다. 오래되어 곰팡이 냄새가 난다. 나는 가끔 이것을 새들 먹이로 뿌려주곤 한다.

 

대청 대들보 아래 안방쪽 도리에 긴 못이 네개 사각형 꼭지점에 각각 박혀있고 굵은 실로 위 아래 변을 둘르고 가운데는 X자로 묵여있다.

 

대청 뒷마루에 있는 독은 성주독이다. 이독은 성주신을 모시는 고사와 기 제사 때 쓰는 벼를 저장하는 것이다. 이벼는 금적산 아래 오얏벌 산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등농골 논에서 난 것이다.  가장 깨끗한 물로 벼를 길러  나락으로 저장하였다가 고사 때나 제사 때 찧어서 메와 떡을 지어 사용하였다. 현재 등농골 논은 높은 곳에 위치한 천수답이므로 오래도록 벼내기를 못하여 오얏벌 산과 합해졌다.

 

대청의 못과 X자 모양 실은 가을 고사 때 고사를 주관하는 신관이 와서 고사를 지낸후 성주신이 왕림하신 나무가지를 알려주면 성주신이 붙은 곳을 잘라서 축원 문과 같이 끼워넣던 곳이다. 이때 방 부엌 광 외양간 뒷간 장독대 등에 붉은 팥떡을 가져다 놓던 기억이난다.

 

예전에는 이렇게 지극 정성으로 고사와 기 제사를 봉행하였다.

성주독은 아마도 깨져서 바꾼 듯하고 나락은 아버지께서 병이나시고 돌아가시는 중에 사용치 않아 상한것 같다.

그리고 대청의 못과 실에 꿰있던 축원문과 나무가지들은 집 공사중에 유실된 듯하다.

 

그후 나는 집 고사 내용과 방법도 잘 몰라 그대로 방치할 수 밖에 없었다.

 

이조말 막 번창해 일어나던 집안이라 이야기가 많은 집이나 이조 멸망, 일본 침략, 육 이오전쟁, 산업화,  이농, 여러  집안 사정으로 맥이 끊기고 이야기가 전해지지 못한것이 아쉽다.

 

                                               

                      대청에서 본 성주독

 

                      

                      뒷마당에서 본 성주독

 

                     

                      옛 성주독과 같은 종류의 큰독

 

                     

                      오래된 성주독 나락

 

                     

                      성주신이 내린 나무가지와 축문을 끼웠던 못과 실